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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life)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오랜 만에 맑은 날. 햇빛을 보고 들뜬 마음으로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놀러 갔다. 오랜 만에 보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이번 여름은 이상하게 비가 많이 내리고 구름 낀 날씨가 많았어서 여름이지만 덥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말 여름 같은 날씨였다.


날씨가 더워서 코끼리들이 그늘 밑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동물원에서 구덩이에 물을 채워주고 있었는데 물 소리가 들리자 조금씩 밖으로 나오는 코끼리들이 귀여워 보였다. 언제나 그렇듯 코끼리는 애들한테 인기가 많다. 코끼리의 조그만 움직임에도 아이들의 환호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코끼리 옆에는 사자가 살고 있는데 더운 날씨에 사자들이 엎드러져서 맥을 못 추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와 다른 건 사자들이 사람들 근처로 와서 쉬고 있어서 사자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오면 사자의 멋진 울음소리를 기대하지만 늘 그렇듯 오늘도 울어주지 않았다.;;


반달 가슴 곰들은 오늘 기분이 좋나 보다. 평소엔 구석에서 잠만 자는 녀석들이 오늘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다. 돌 위에 앉아서 가슴 주변을 손으로 글고 있는 모습을 찍었는데 뒷발로 글고 있는 모습이 개처럼 보이긴 했지만 귀여웠다.^^; 털이 많은 곰들이 이 여름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고양이처럼 생긴 이 동물은 '서발' 이라는 동물이다. 생김새가 길고양이처럼 생겨서 집에서 애완용으로 길러도 될 거 같아 보였다.(물론 안되겠지만..^^;) 이름도 특이해서 약간 욕처럼 들린다. 예쁜 생김새에 안어울리는 이름같다.


'서발' 옆에는 퓨마가 살고 있었다. 전체적인 모습이 암사자처럼 강하게 생겼는데 무리 중 한마리가 요염한 자세로 사람들 앞에 누워있었다. 다른 퓨마가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처다보며 '천한 것' 이라고 말하는 사모님 퓨마 같아 보였다.

이 외에도 붉은 여우, 하이에나 등 다양한 육식 동물들이 있었다. 오랜 만에 보는 햇빛 앞에 동물들도 들떴는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재밌었다. 또 원숭이, 타조, 등 초식, 잡식 동물들도 많이 있고 새들도 많은데 관리를 잘 하고 있으니 공원 산책과 동물 구경을 다 하고 싶은 분들은 꼭 가보시길 바란다. (사실 다 올리기 귀찮아서......;;ㅋ)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는 육지에 사는 동물뿐 아니라 물에 사는 동물들도 있다. 물에 사는 동물은 북극곰, 바다표범, 물개 밖에 없어서 좀 아쉽지만 더 큰 동물들은 아쿠아리움이 아니고는 관리하기가 어려우니 이 정도만 있는 것도 감사하다.


북극곰들은 더위가 싫은지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이며 헐떡이고 있었다. 물에 들어가면 될텐데 계속 밖에서 헐떡이고 있어서 어떤 사람은 곰 탈을 쓴 사람이 아닐까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내 눈에는 퇴근시간이 다 됐으니 문 앞에서 칼퇴근을 기다리는 거 같았지만.ㅋ


동물원 관람을 마치고 가는 길에 낙타를 타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알고 보니 이번 달(8월) 까지 성인 5천원, 아이들 2천원에 낙타를 태워주고 있었는데 아주 짧은 거리를 한번 도는 거라 돈이 아깝게 느껴졌지만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경험이 될 거 같았다. 낙타를 내리기 전에는 사진 찍을 시간도 주니 어린 자녀를 둔 가족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거 같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어린이대공원의 입장료는.. 공짜다.^^  여름 휴가철과 방학도 끝나가지만 여름 내내 쏟아진 비 때문에 제대로 된 추억을 만들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주말에 시간을 내서 어린이대공원에서 추억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