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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제주 자전거 일주, 신양해수욕장~우도~제주시(완주!)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한 지 어느덧 5일째, 그리고 마지막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자전거에 올랐다. 오전엔 신양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성산일출봉을 잠깐(진짜 잠깐) 들렸다가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갈 예정이다. 성산일출봉은 해수욕장에서 자전거로 10분 정도 가니까 나왔다.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렸고 구름이 많아서 성산 일출봉 봉우리가 보이지 않았다. 성산일출봉에 올라가는 길은 너무 가파르고 자전거를 가지고 갈 수 없어서 입구에 있는 바위 앞에서 사진만 찍고 우리의 진짜 목적지! 우도로 향했다.

우도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은 성산일출봉에서 매우 가깝게 있었다. 표를 산 후 짐을 맡기고 우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우도는 제주도와 바로 옆에 있는 섬이라 배로 5분 정도 가니까 도착할 수 있었다. 배에 타자마자 내리는 거 같아서 배를 타고 오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도, 제주도에서 가서 우도를 못 보고 오면 제주도에 헛 갔다 온 거라고 할 정도로 우도의 빼어난 아름다움은 유명하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우도를 한바퀴 돌기로 한 것인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무나도 맑고 투명한 바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의 모습은 제주도를 일주하면서 본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웠다. 초록 빛깔의 파릇파릇한 풀들과 검은색의 우둘투둘한 바위들, 그리고 파란색의 투명한 바다가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군데군데에 방목해두고 있는 말과 소들은 여기가 제주도이고 우도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우도의 빼어난 경치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보니 크고 높은 언덕이 나왔는데 수직으로 깍아내린 듯한 절벽의 모습은 아찔했고 신기했다.


안개가 많아서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맑은 날 이 곳에 와서 언덕 위에 까지 올라가 본 친구가 찍은 사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블로그에 올릴 순 없지만(픽셀이 작아서 깨져요..ㅠㅜ) 언덕 위의 하얀 등대와 우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절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 곳에서 잠시 쉬면서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지만 해물칼국수와 해물뚝배기를 파는 식당에서 오동통하게 살찌고 신선한 해물을 푸짐하게 먹은 후 산호사해변으로 향했다. 산호사해변은 말 그대로 산호들이 죽어서 생긴 해변이다. 우리나라에서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인데 이 곳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진에서는 아쉽게도 에메랄드 빛깔이 많이 안 나왔다.)


산호사해변을 끝으로 본 후 우도에서 나와서 우리들의 마지막 목적지, 제주시로 향했다. 우도에서 나왔을 때부터 날씨가 완전히 개었다. 제주도의 맑은 하늘과 검은색 땅, 하얀 풍력 발전기와 거리의 녹색의 푸른 나무들.. 나는 라이딩을 하는 마지막날에 와서야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었다. 


제주시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반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진 늦은 저녁이었다. 우리가 도착한다는 소식에 자전거 대여점 아저씨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고 우리가 도착하자 박수를 쳐주시며 정말 대단하시다고 수고 많으셨다고 격려해주셨다. 제주도+우도, 총 약 250km 자전거 완주의 순간이었다.


제주도 완주의 감격 속에서 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한 것은, 바로 저녁식사였다.^^ 
제주도의 명물 고기국수를 먹었는데 자전거 완주 후 먹었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 맛은 잊을 수 없었다. 따뜻하고 맛있는, 그리고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고기국수는 그 가격도 4천원으로 저렴해서 우리 같은 여행객들에겐 최고의 식사인 거 같다.


5박 6일의 제주 자전거 여행. 타이어 펑크도 여러번 나고 자전거 기어도 2번이나 고장나서 애를 먹었지만 고생하며 얻은 추억은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자연 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내 기억 속에 평생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