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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제주 자전거 일주, 김포공항~이호해수욕장


기말고사가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방학이 왔다. 계획이 세부적으로 세워졌지만 5박 6일간의 긴 트래킹의 여정은 처음이라 설레임반 걱정반이었다. 짐을 싸고 김포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친구들을 기다렸는데 모두들 긴장되었는지 지각생이 한명도 없었다.

제주도로 가기 전 김포공항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제주행 이스타 비행기에 올라 탔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의 즐거움은 잊지 못할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 내딛는 첫 발걸음이라 설레고 즐거운 마음, 대학교 4학년이라 졸업 전에는 비행기 탈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타게 되니 기분이 더 좋았다.

한 시간 가량의 짧은 비행 후 제주도에 도착했다. 우리가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에 큰 비가 지나간 후라 비가 그쳐 있었다. 장마철이라 비가 올까봐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다. 공항에서 택시로 자전거 가게에 가서 자전거를 빌렸다. 대부분의 자전거 렌트점에서는 하루에 10000원에서 13000원정도에 자전거를 빌려주었지만 현지에 있는 선배의 도움으로 하루에 4000원에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에서 저렴하게 빌릴 수 있었다. (어딘지 궁금하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텐트와 버너, 코펠과 짐들을 자전거에 실은 후 라이딩 준비를 마쳤다. 생각보다는 덜 무거워서 다행이었지만 이렇게 5일간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막막했다. 그러나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 생각을 고쳐먹고 오늘의 야영지 이호해수욕장을 향해 출발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라이딩이라 빨리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첫 날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자전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 같다. 8시 정도에 야영지에 도착해서 어두움 속에서 첫 텐트를 쳤다. 도착해보니 조선대학교에서 국토대장정을 하는 무리들이 이미 와있었다. 우리 말고도 다른 대학생을 보니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빨리 텐트를 치고 밥 먹느라 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쉽지만 라이딩 후 먹는 김치찌게의 맛은 예술이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간단히 먹고 텐트를 정리했다. 협재해수욕장을 지나 가능하면 하모해수욕장 근처까지 갈 예정이기에 빨리해야만 했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기분 좋게 두 번째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정신 없는 첫날은 여기가 제주도인지 남해안 근처 어느 마을인지도 모르게 주변을 감상할 여유도 없었던 거 같다. 그러나 미지를 향한 모든 시작은 이와 같지 않을까? 협재 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을 기대하며 둘째날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