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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제주 자전거 일주, 이호해수욕장~풍력발전단지


이호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묵고 따뜻한 햇살 아래서 두번째 라이딩을 시작했다. 오늘의 일정은 곽지해수욕장을 지나 협재해수욕장에서 점심을 먹고 물놀이를 한 후 시간이 되면 하모해수욕장 근처까지 가보는 것이다. 맑은 하늘 아래의 라이딩은 제주의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감상하기에 좋았고 선선히 부는 바람 덕분에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라이딩 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곽지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곽지해수욕장은 용천수로 유명한 곳인데 피서철이 아니다보니 사람들이 없어서 한산했다. 곽지해수욕장의 바다는 너무 맑고 투명했다. 파도에 쓸려온 미역과 해조류들도 너무 깨끗해서 라면에 넣고 끓여먹고 싶은 충동을 일게 했다.


곽지해수욕장에서의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협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쉬면서 긴장이 풀렸는지 가는 길이 힘들게 느껴졌지만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내서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협재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사람도 곽지해수욕장보다 많았고 상점도 많았다. 샤워실은 한 사람당 2천원의 입장료가 있었는데 차가운 물 밖에 안나왔고 락커룸도 2명이서 하나를 사용해야 해서 불편했다. 그렇지만 제주 라이딩을 하며 처음(!)하는 샤워여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신나게 놀고 난 후, 시간에 여유가 조금 있어서 협재해수욕장을 지나 조금더 가보기로 했다. 어디에서 묵어야 할 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렇게 라이딩을 하던 중, 결국 숙박할 곳을 찾기 위해 경찰서에 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경찰서 근처 마을 이장님이 야영지를 제공해주겠다며 나타나셨고 그 이장님은 자신의 차로 우리보다 앞서 가며 야영지까지 인도해주시기까지 했다. 


도착해서 본 야영지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야영지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보였고 바다 옆으로 있는 큰 풍력발전기는 멋을 더하여 주었다. 또한 야영지에는 마실 수 있는 용천수를 모아둔 조그만 탕이 있었고 근처에 화장실과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 시설도 있었다. 원래 이 야영지는 예약을 한 후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고 피서철에는 예약이 꽉 차서 이용하기 힘든 곳인데 마침 이용객이 없었고 이장님의 배려 덕분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을 때쯤엔 경찰서에서 순찰을 나오셨는데 우리가 잘 있는 것을 보러 오셨다고 한다. 그렇게 제주도의 따뜻한 인심 속에서 두번째 날 저녁을 보낼 수 있었고 다음 날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