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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제주 자전거 일주, 강정마을~신양해수욕장


강정마을에서 하루를 묵은 후 다음날, 아침부터 돌고래떼를 보는 행운이 있었다. 어제 돌고래떼들이 지나간 그 바다 근처로 돌고래떼가 또 지나간 것인데 오늘은 어제보다 수가 적었다. 그러나 강정마을에 상주하고 있는 분들도 4일에 한번 정도 볼 수 있는 돌고래를 이틀 있으면서 이틀 다 본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돌고래가 지나가는 걸 예측할 수 없고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아침을 먹고 우리가 묵었던 곳, 강정마을 앞바다 근처를 돌아다녔다. 이 곳 근처에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분들이 모인 캠프(?) 같은 곳이 있었는데 아침부터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캠프 주위로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의 내용을 담은 그림들도 볼 수 있었다.


캠프에 계신 분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나와 해군기지 건설 현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해군기지 건설 현장은 철문으로 닫혀 있었다. 현재 해군기지 건설은 거의 중단된 상태였다. 해군기지 건설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반대여론이 심해져서 그렇다고 들었다.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그곳엔 거대한 건설 장비가 서 있었고 바다에 던져저서 기지의 기초가 될 삼발이 모양의 구조물들이 가득했다. 인부들도 몇 명 보였지만 사실상 공사가 멈춰져 있어서 인부들도 하는 일이 없어 보였다.

건설 현장을 둘러 본 후 약 한 시간 가량 거리에서 일인 시위를 했다. '우리는 강정마을을 응원합니다' , '구럼비를 지켜내자' ,  '강정평화 우리가 지킨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동안 많은 마을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우리를 처다 보았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자연의 소중함과 강정마을 앞마다의 가치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일인 시위를 하느라 약간 늦어진 시간에 강정마을을 떠나 신양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점심은 제주도에서 이름난 용이식당에서 두루치기를 먹었다. 용이식당 두루치기는 가격도 저렴하고(한 사람당 6천원)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니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점심을 정말 맛있게(!) 먹은 후 해수욕장을 향해 본격적인 라이딩을 시작했다. 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빠르게 가도 지치지 않았다. 열심히 라이딩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고 신양해수욕장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야영을 하기엔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주변에 비어 있는 민박집을 찾을 수 있었고 길었던 하루를 정리하며 편히 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