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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life)

영등포의 등불, 광야교회


광야교회를 아시나요?
광야교회는 1호선 영등포역에서 나와 왼쪽 골목 깊숙한 곳에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광야교회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쉴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해주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광야교회로 향하는 골목에는 파출소가 있고 그 길은 저녁이 되면 청소년 통제금지 구역이 됩니다. 왜냐하면 술취한 사람들과 노숙인들 때문입니다. 삶이 힘겹고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거리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군요..;

광야교회는 겉에서 보기엔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층은 많지만 평수는 좁더군요. 그리고 3층부터는 노숙인들을 위해 만든 생활 공간이고 교회 본당은 지하에, 교회 식당은 1층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날 저녁 한끼를 배식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6시 30분부터 예배를 먼저 드리고 난 후 배식은 8시 30분부터 했습니다.

저는 국 배식을 했고 저와 같이 갔었던 동아리 후배들은 설겆이와 반찬 배식, 그리고 식당에서 음식 서빙을 했습니다. 서빙은 몸이 불편한 분들에 한해서 했던 거 같습니다.(저는 주방에 있어서 못봤어요..ㅠㅠ) 국을 배식하면서 마주치는 노숙인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분들 중 몇 명은 2번, 많게는 3번이나 더 먹으면서 주린 배를 채우던 분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무료 배식으로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먹어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하루에 한끼당 3번씩, 총 9번을 먹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

배식은 8시 30분부터 시작해서 10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배식을 시작 하기 전에 광야교회 분이 10시 정도면 끝날 꺼라고 하셨는데 신기하게도 10시가 되니까 노숙인들도 더 이상 오지 않았고 배식도 그 시간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 끼 배식만 도왔는데 여기서 봉사하시는 분들은 매일마다 이 일을 하시니.. 정말 존경스럽더군요..ㅠㅜ..

배식을 마친 후 영등포역 입구에서 하는 노방 찬양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노방 찬양은 여전도사님의 찬양 인도와 여러 싱어들과 세션들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수 많은,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영등포역. 비웃는 사람들,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 짜증내는 사람들.. 노방 찬양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 혹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노방 찬양이 광신도들이 하는 공격적인 포교활동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노방 찬양은 '미치지 않은' 사람들이 하기에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지 않았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노방찬양을 하는데 노숙인 몇 분이 춤을 추고 계셨습니다. 그들이 술 취해서 춤을 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춤은 무절제하지도 무례하지도 않았습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흥에 겨운 듯 추는 춤. 언제 노숙인들이 이렇게 춤을 출 수 있을까요?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지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광야교회 여러분. 섬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