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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London)/'09 런던의 명소들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코벤트 가든 지하철 역에서 처음 나왔을 땐 조금 당황했다.
들고 갔던 지도에는 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을 것 같이 되어 있었는데 나와보니 보이지도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라서 헤매기부터 했다. 사실 바로 옆에 있는 건 맞지만, 나처럼 길눈이 어두운 사람들 한테는 약간은 찾아가기 힘들 게 되어 있었다.
코벤트 가든은 과거에는 청과물 시장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동대문시장처럼(규모는 훨씬 작지만) 다양한 물건들을 파는 문화 쇼핑센터가 되어 있었다.
코벤트 가든 거리에는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실 구걸의 성격에 가깝긴 하지만 자신들만의 재주를 개발하고 연습해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펼치고, 공연을 본 사람들에게 약간의 돈을 받는 형태였다. 악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TV나 사진을 통해서 많이 보았지만 사람들 앞에서 성악을 부르거나, 서커스 묘기를 하는 장면은 처음봐서 신선했었다.

이들의 공연은 가끔 어설퍼보이기도 하지만 청중들과 함께 자신의 무대를 재미있게 꾸며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이 끝날 때 까지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난 후에는 박수갈채와 돈을 준다. 나는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관객과의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공연은 어떤 관객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순서가 바뀌기도 하며, 대사는 당연히 매번마다 다르다. 그렇게 관객을 자신의 무대에 끌어들이기 때문에 관객이 한번 그들의 공연을 보기 시작하면 이동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코벤트 가든을 현재까지 남아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나는 거리의 문화를 만드는 이들 '거리의 예술가'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코벤트 가든 내에 있는 상점들은, 사실 런던 어디서나 볼 수 있고 특별한 점을 찾기란 어렵다.
청과물 시장으로서의 기능은 옛날에 상실해서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진 이 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거리의 시민들과 소통하는 이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으로 만들어진 이 문화야말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거리들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